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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후기 (2022/06/16 ~ 2022/07/07)


올해 6월 16일부터 7월 7일까지 논산 육군 훈련소를 다녀오고 인상 깊었던 점이 많아서 들어가기 전에 챙겼던 준비물, 안 챙겨서 아쉬웠던 것들, 받았던 훈련들은 어땠는지, 본대에서의 생활, 격리 부대에서의 생활, 그리고 기대했던 것과 달랐던 점 등등을 의식적 흐름대로 글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저는 29연대에서 5일간 격리 생활을 보냈고, 격리가 끝난 후 27연대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ho-gug-yo-ram



준비물

저는 여기저기서 들은 것을 모두 참고해서 이것저것 많이 챙겨갔습니다. 먼저 제가 느끼기에 필수 혹은 공식적인 준비물을 다음과 같습니다.

  • 신분증 : 병무청에 전화했을 때 신분증/운전면허증/여권 중 하나를 필수로 들고가야 한다길래 들고 갔습니다. 6월 16일 입영하면서 사용했던 것 같은데, 왜 사용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

  • 나라사랑카드 : 나사카는 훈련소 생활을 하는 내내 필수였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부대 내에 설치된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외부와 연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공중전화가 아이팟이 보급되던 시기의 예전 인터넷 전화처럼 생겼는데 아이디를 생성하고 해당 계정에 나사카를 등록해서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나사카가 없는 훈련생들은 다른 훈련생에게 빌려서 통화를 수행했습니다. 따라서, 통화를 위해서라도 나사카는 반드시 필수입니다. 그리고, 입영 심사 과정에서도 나사카를 사용했습니다. PX의 경우에도 저희 연대는 나사카 이외의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연대 혹은 이전 기수의 말을 들어보면 다른 개인 카드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하긴 합니다. 하지만, 가급적으로 나사카를 필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카드의 유효기간 확인도 꼭 해야합니다!)

  • 손목시계 : 생활관 복도 이외에는 제가 훈련소 생활을 하면서 시계라는 물건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냥 필참입니다. 특히 29연대 격리 생활관에 있을 때는 오직 손목시계로만 현재 시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숫자라곤 에어컨 온도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시계가 드문 상황에서 불침번 시에는 해당 준비물이 필수 입니다. 가능하면 라이트가 켜지는 전자시계가 아날로그 시계보다 좋습니다. 그리고, 훈련 중 종종 몇 초 이내에 특정 목표를 완료해야하는 훈련들이 있는데, 이때 스톱워치 혹은 타이머가 있는 전자시계의 경우 매우 유용했습니다.

  • 수면안대/귀마개 : 수면안대의 경우 자신이 불침번이 없는 날 혹은 시간에서 꿀잠을 자고 싶을 경우 필수 입니다. 귀마개의 경우에는 적게는 8명 많게는 16명 중에서 누가 얼마나 코를 골지 모릅니다. 마음 편하게 챙겨가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저는 두 아이템 모두 격리 당할 때 유용하게 썼습니다.

  • 깔창 : 저는 족저근막염이 있어서 아치가 높고 푹신푹신한 깔창(for 군화)을 챙겨갔습니다. 군화를 불출 받을 때 군화를 담은 주머니 안에 깔창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기본으로 지급된 군화 깔창의 아치가 너무 낮아서 가만히 서 있을 때 너무 힘들었습니다. 가능하면 본인 발에 맞는 깔창을 챙겨가시는 것을 적극 권장드립니다.

  • 무릎/팔꿈치 보호대 : 각개 필수품 입니다. 물론 각개 훈련을 진행할 때 훈련생들에게 무릎과 팔꿈치 보호대를 빌려주긴 합니다. 하지만, 대여해주는 보호대의 숫자가 너무 적어서 분대 단위로 돌려써야할 뿐더러 제대로 착용 가능한 보호대가 많지는 않습니다. 이것도 마음 편하게 챙겨가시는 것을 적극 권장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만약 둘다 챙기기 어렵다면 반드시 팔꿈치!! 팔꿈치!!를 꼭 챙겨가세요! 팔꿈치는 사격 훈련 때에도 유용합니다.

  • 물티슈 대형/중형/소형 : 물티슈는 정의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챙겨가야합니다. 물티슈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물티슈를 안 가져온 친구들이 꼭 있기에 좀 넉넉히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소형의 경우 야외 훈련 혹은 식당 갈 때 들고 가면 유용합니다. 하지만, 화장실을 청소하는 전우들을 위해서라도… 화장실 내에서의 물티슈 사용은 권장드리지 않습니다. 물티슈 때문에 막히면 답이 없어요…ㅠㅠ… 화장실 청소를 맡았던 제 경험상 그냥 답이 없었습니다 ㅠㅠ… 만약 물티슈가 꼭 필요하신 분이라면 “마이비데”를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요거 안 챙겨가서 많이 후회했습니다.

  • 필기구(라이트펜 포함) : 취침 시간이 되면 생활관 내부를 반드시 소등해야 하는데 아직 잘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했거나,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모포를 둘러싸고 책을 읽을 때 유용합니다. 보통 여러 후기들을 보면 불침번 수행 시에 라이트펜을 이용하여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저희는 분대장님들이 무작위의 시간대에 훈련생들이 불침번을 잘 서고 있는지 확인하러 다니시는 경우가 많아서 라이트 펜을 이용하여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 공책/메모지 : 어디에 필요하다고는 특정할 수 없는데 하나 쯤은 반드시 챙겨가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저는 가져가서 잘 썼습니다.

  • 테이프 : 이것도 쓰기 나름 입니다. 하지만, 저는 군장 끈 정리 시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 군장 끈 정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 입니다.)

  • 마스크 : 보급으로 마스크를 20장 넘게 줍니다.
    하지만, 저는 집에서 가져온 마스크가 더 좋아서 보급 마스크는 관물함에 묵히거나 필요한 사람들 줬습니다. 색깔은 딱히 상관없어 보이는데 무난한 흰색을 권장드립니다. (보급 마스크도 흰색이었습니다.)

  • 면봉 : 총기 손질 필수 준비물…!

  • 클렌징 티슈 : 장구류, 총기, 그리고 군화 어디서나 활약하는 필수품…! 저는 대형으로 들고 갔는데 모두 쓰고 나왔습니다.

  • 가그린/치약/칫솔 : 아침에 기상하면 아침 야외 점호를 위해 바로 연병장으로 나가야 해서 세면을 완료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한된 시간 이내에 모두 완료하는 훈련생들도 있었지만, 저는 부족했습니다. 이때, 가그린은 매우 유용했습니다.

  • 올인원바디워시 : 샤워를 하러 갈 때마다 저는 샴푸와 비누를 챙겨갔습니다. 그리고 일반 목욕탕처럼 세면 바구니 혹은 물품을 둘 수 있는 샤워실이 흔하지 않아서 좀 거추장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올인원 바디워시를 들고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 썬크림/스킨로션/수분크림 : 필수 입니다. 썬크림의 경우는 매우 매우 필수…!

  • 비닐장갑 :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날이 종종 있다고해서 챙겨갔습니다. 실제로 종종 있었습니다. (ex. 분대별 담당 구역 청소 혹은 훈련/단련 열외 시)

  • 우산 : 비오는 날 세탁실 갈 때 유용했습니다.

  • 여분 쇼핑백 혹은 가방 : 군대에서 보급받은 것들 혹은 px에서 구매한 물품들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벤토리가 필요합니다. 물론 PX에서 1천원에 재활용 쇼핑백 같은 것을 팔기도 합니다.

  • 신발주머니 : 군대 보급품으로 활동화와 군화를 받습니다. 이때, 집에서 신고 왔던 운동화를 포함해서 총 3켤레의 신발이 생깁니다. 이 중 2켤레를 깨끗하게 들고와야하는데 이때 신발주머니가 유용했습니다. 물론 여분의 비닐 혹은 식비닐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 읽을 책 : 격리할 때에는 다들 지루해서 미칠려고 합니다. 기술 서적, 자기개발서, 소설 등 자신이 읽고 싶었던 책들을 꼭 챙겨가야합니다.

  • 시트세제 : 생활관의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 빨래집게 : 빨래 말릴 때, 벌칙 줄 때 모두 만족스럽게 사용했습니다.

  • 여분 속옷 : 보급품으로 3장이 지급됩니다. 하지만, 6월 중순 ~ 7월 초의 논산은 매우 더웠기에 여분 속옷은 빛을 발휘하였습니다.

  • 상비약/파스 : 군대에서 제공하는 상비약 혹은 파스는 제한되어 있거나 보급받아도 충분하게 제공 받지 못합니다. 파스의 경우에는 몇장 받으러 갔는데 젤이 없는 얇고 신축성 있는 것으로 3장인가 받았습니다. 가끔 소대장님이 계시면 넉넉하게 주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넉넉하게 가져오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고 파스의 성능도 좋습니다. 상비약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러 통증 및 상처를 대비해서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저는 훼스탈/타이레놀/마데카솔/후시딘/오라메디 등등 자주 다치는지라 여러가지 챙겨갔습니다. 공식적으로 소지해도 괜찮은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분대장님들은 제가 가져온 상비약을 보셔도 특별히 말은 없으셨습니다.

  • 보충제 : 의사 진단서가 필요한 약의 경우에는 보고가 필요하나, 보충제의 경우에는 보고하지 않고 소지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유산균은 필수라고 생각됩니다.

  • 텀블러 : 각 생활관에 기본적으로 생수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제공하는 생수가 모두 소비되었을 경우 생활관 외부에 있는 정수기를 이용해야합니다. 물론 관물대에 식수컵이나 생활관 전용 물병이 존재합니다. 그래도 저는 위생이 불안해서 텀블러를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야외 훈련 때는 무조건 수통을 들고가야 했습니다.

  • 탈취제 : 훈련용 전투복은 매일 세탁할 수 없어서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 선납등기라벨이 달린 우표 : 휴대전화를 쓸 일이 없다보니 편지를 자주 날립니다. 이때, 우표를 안 붙일 경우 언제 목적지에 도착할지 모릅니다. 꼭 선납등기 우표를 챙겨갑시다.

  • 비닐봉투 : 쓰기 나름입니다. 하지만 저는 유용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ex. 빨지 못한 옷을 따로 보관할 때, 베레모 길들일 떄 등등 )

  • 보조배터리 : 핸드폰을 받아도 3주 동안 방전될 수 있기에 필수로 챙겨야 합니다.


가져갔는데 쓸 일이 없거나 필요 없었던 것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입영통지서 : 일단 가지고 갔는데 쓸모 없었습니다.

  • 두루마리 휴지 : 농담하지 않고 남는게 휴지였습니다. 격리할 때에도 휴지를 2롤 보급 받고 본대로 복귀해서도 휴지를 2롤 보급 받았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두루마리 휴지는 계속 증식(?)했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날에는 탁상 위에 휴지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 수건 : 2장 가져갔는데 쓸 일이 없었습니다. 휴지와 마찬가지로 격리할 때 2장, 그리고 본대 복귀 2장을 보급 받았습니다. 그리고, 격리 때를 제외하면 빨래도 거의 매일 같이 할 수 있어서 집에서 가져온 수건을 쓸 일이 없었습니다. 근데 격리할 때 항상 뽀송한 수건을 사용 원하실 경우에는 필수라는 생각도 듭니다.

  • 샤워타올 : 보급품으로 지급됩니다.

  • 빨래망 : 보급품으로 지급됩니다.

  • 휴대폰 충전기 : 27연대는 휴대폰을 사용할 일이 없었습니다…(눈물) 따라서, 보조배터리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호국요람 앞에서 뭐 일체형 충전기만 사용할 수 있다하는데 그냥 사지마세요…



격리 생활

저의 경우 입소 때 코로나 문진 검사에서 만성 비염이 있다고 하니 격리로 빠지고, 6월 16일 부터 6월 20일까지 총 5일간 저는 29연대에서 격리 생활을 하였습니다. (+ 격리로 빠지지 않았을 경우 3일 동안만 27연대에서 격리하고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고 하네요.)

격리 첫날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일단 훈련소에 온 것부터 그렇게 기분이 달갑지 않은데, 처음 마주한 훈련소에서의 음식이 엄청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때 나온 음식이 “얼큰한 맛 쌀국수 컵라면”, “전투 식량(카레비빔밥)”, “고추 참치 통조림” 이었는데, 너무 늦은 시간(오후 9시경에 저녁을 먹었습니다.)에 배식이 진행되어서 그런지 컵라면과 전투 식량에 넣을 뜨거운 물이 다 식어서 왔습니다. 이런 미적지근한 물을 컵라면과 전식에 부었더니 컵라면의 면은 고무줄같이 질기거나 전분 이쑤시개를 물에 불린 식감이 느껴졌으며, 전식의 경우에는 카레도 밥도 아닌 쌀을 물에 불려 먹는 듯한 누런 죽이 되었습니다. 훈련 3주 내내 식사할 때마다 잊을 수 없습니다 ㅋㅋ… 그래서 저는 컵라면 국물과 고추 참치 이외에는 몇 번 못 씹어보고 다 버렸습니다. 이후, 바로 침구류를 피고 소등이 진행되어 잠을 청했습니다. 물론, 불침번도 첫날부터 섰습니다.

이후 20일까지는 기본적으로 아래와 같은 반복적인 루틴을 진행했습니다. 아래의 반복되는 생활에서 볼 수 있듯이 기상하고 나서부터 소등할 때까지 햇빛을 받지도 않고 생활관에서 에어컨만 세면서 가만히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첫날 식사에 비해서 이후 식사는 모두 나름 맛있었습니다.

  • 기본적인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마스크를 항상 끼고 생활합니다.
      • 격리 도중 코로나에 걸릴 경우 무조건 퇴소라서 다들 필사적으로 마스크를 썼습니다.
    • 물은 정수기가 아닌 생활관에 보급된 물만 마셔야 합니다. 물을 모두 마시면 분대장님께 요청하여 새로 보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 화장실도 사용 일지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 소변기, 대변기 모두 각 생활관마다 정해져 있었습니다.
      • 소변기 사용은 생활관마다 정해진 시각이 있었습니다. ex) 각 시간의 10~15분은 1생활관만 1번 소변기 이용
      • 다행히 대변기는 이용이 자유로웠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면 침구류를 정리하고 식판에 식비닐을 끼우고 생활관내에서 아침식사를 대기합니다.
    • 아침에는 무조건 우유가 나왔습니다.
  • 아침식사를 종료하면 생활관별로 세면실에서 세면을 진행합니다.
  • 점심식사를 기다리며 생활관내에서 자유롭게 있습니다.
    • 모포를 피고 눕거나, 자도 괜찮았습니다.
  • 점심식사를 진행하고 세면실에서 세면을 진행합니다.
  • 저녁식사를 진행하기전에 생활관 샤워를 진행합니다.
    • 29연대 샤워장은 27연대 오기 전까지 좁고 불편한 줄 알았는데, 27연대에 비하면 매우 매우 좋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 샤워장에는 샤워 용품을 두는 받침대가 대부분 없어서 땅바닥에 두어야합니다. 따라서, 샤워장에는 많은 것을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 이때, 세탁은 격리 3일차(PCR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쯤 부터 시작할 수 있었어서 보급 수건만 있던 사람은 침상에 젖은 수건을 말렸습니다.
  • 저녁식사를 기다리며 생활관내에서 자유롭게 있습니다.
  • 저녁식사를 먹고 세면실에서 세면을 진행합니다.
  • 취침시간이되면 소등하고 잠에 들며, 불침번이 시작됩니다.
    • 29연대는 침대가 아닌 침상이였습니다.
    • 불침번은 생활관 복도가 아닌 생활관 내부에서 진행했습니다.


PCR검사가 나오기 전까지 위의 루틴대로 행동하다 보면 정말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래도 PCR검사 결과가 나오는 20일에는 아침에 잠깐 산책(연병장 2바퀴 정도), 세탁실(거의 마음대로 이용), 그리고 주말에는 전화 이용(10분 정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지루하지 말라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럭키”를 보여주거나, 뉴스(물론, 채널은 임의로 변경 못합니다.)를 시청했습니다. 진짜 TV라는 사물에서 영상이 나올 때는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갑니다 ㅋㅋㅋ. 이후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보여주나!? 싶었는데 훈련소 수료까지 영화를 볼 일이 없었습니다 ㅋㅋ… 더불어, 격리 기간 사이에 훈련복, 생활화, 군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류 보급품(속옷, 활동복, 슬리퍼 등등)이 모두 불출 되었습니다.


격리가 끝난 21일에는 본인 짐, 보급품, 침구류, 그리고 이용하던 식판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27연대로 이동했습니다. 이때, 생활관 건물을 나오면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질환이 만성인지 아닌지 질문 주셨는데, 27연대(본대)로 오면서 만성이면 일반 생활관으로 만성이 아니라면 격리 생활관으로 다시 보냈습니다.



훈련

정신전력교육

국가와 군대의 필요성 및 주적이 누군지 등등을 방송을 통해 배웁니다. 교육이 끝나면 다음날에 정훈평가라는 시험을 생활관에서 봅니다. 배웠던 키워드를 이용해서 문제의 상황에 맞게 서술형으로 답을 적으면 됩니다. 총 3문제 나오는데 방송에서 나오는 필수 키워드만 어느정도 기억하고 있으면 어렵지 않게 통과합니다.

체력측정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뜀걸음을 측정하였습니다. 저희는 1차, 2차, 그리고 3차까지 수행했습니다. 다행히 3차는 접종 날짜하고 겹쳐서 흐지부지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만 하고 넘어갔습니다. (야호..!)

구급법

CPR, 지혈대 이용 방법, 그리고 운반법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저희는 밖에 비가 내려서 생활관에서 수행했습니다만, 보통은 야외에서 수행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분대장님이 각 지혈대를 사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왜 알려준 방법으로 수행해야 하는지까지 설명주셔서 재밌게 들었습니다.

수류탄

진흙으로 만든 연습용 수류탄으로 투척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멍텅구리라는 뇌관이 제거된 수류탄으로 투척 연습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수류탄 평가 직전까지 투척 자세가 평가의 주 항목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주 채점 항목은 특정 높이의 팬스를 넘느냐 넘지 않느냐 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시험 때는 총 4번 던졌습니다. 그리고, 수류탄 훈련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 중하나 입니다. “수류탄을 던졌다” or “수류탄이 터지는 것을 봤다”라는 포인트보다는 해당 훈련을 받으면서 겪었던 상황이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엄청난 샤우팅으로 수류탄 훈련을 지도하는 중대장님의 목소리, 누군가 잃어버린 수류탄의 안전고리를 전 인원이 땡볕에서 찾거나, 안전고리를 찾으면서 그날 훈련장에 떨어진 모든 안전손잡이를 수거하거나, 색인/수거 작업 도중 불발된 연습용 수류탄을 마주하거나…

사격

사격은 온전히 사격이라는 포인트에서 기억에 남는 훈련 중 하나입니다. 연대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사격장에서 5발을 두 차례 나누어 총 10발을 쏩니다. 첫번째 사격을 수행한 뒤에 분대장님의 조언대로 크리크를 수정하고, 두번째 사격을 수행합니다. 이때, 굳이 중앙에 맞지 않아도 탄집군이 생성되었다면 테스트 통과입니다. 일정 비중이 통과한 분대의 경우 생활관 즉시 복귀(+샤워 1등), 전화포상(30분), 그리고 PX이용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분대는 해당 포상을 받았는데 전화포상과 PX이용권은 기억에 남습니다.

화생방

9초 이내에 방독면을 착용하는 테스트를 봤습니다. 방독면 착용시 방탄모, 무릎, 그리고 총구를 바닥에 닿지 않게 진행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각개전투

각개 기초(포복), 완수신호, 상황별 대처요령, 그리고 각개 종합 등을 배우고 수행하였습니다. 모든 과정에서 보호대는 필수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보호대가 없어도 빌려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편안함을 고려했을 때는 개인용으로 무조건 하나 챙겨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재미로 따지면 힘들지만 포복만 하는 각개 기초보다 각개 종합이 더 재밌습니다. 각개 종합의 경우 훈련장(27연대의 경우 충성 훈련장)을 쭉 돌면서 분대장님이 주는 미션을 수행하면 되는데, 지금까지 배운 훈련(사격, 화생방, 지혈대, 운반법 등등…)들을 다시 복습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어떤 방향에 있는 적군을 향해서 모두 탕!탕!탕!탕! 외치던게 재밌었습니다.

행군

저희는 수료식 준비 때문인지 오전 각개 훈련 및 테스트 종료 이후 오후 8시부터 야간 행군을 진행하였습니다. 행군의 경우 군장에 대한 선택지와 코스에 대한 선택지를 주었습니다. 군장의 경우 완전 군장과 단독 군장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으며, 행군 코스의 경우 본대 코스와 연병장 코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어지간하면 1~2 바퀴 돌고 아니다 싶으면 열외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본대 코스를 돌았는데 야간이라 그런지 목적지가 보이지 않아서 심리적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ㅠ.ㅠ



생활

세탁

세탁실은 별 일이 없다면 제한없이 방송실에 계신 분대장님께 보고한 후에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세탁기와 건조기의 경우 각 생활관마다 지정되어 있어서 다른 생활관 사람들 것과 섞이는 일은 없었습니다. 가능하면 세탁실 선반에 있는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쓰지말고, 종이세제 같은 것을 가져와서 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세탁실을 갈 때 우산을 쓰고 갔습니다.

불침번

불침번은 격리 때는 매일 하루에 1시간씩 섰습니다만, 본대로 오면서 이틀에 한 번 섰던 것 같습니다. 격리 때와 달리 본대로 오면 생활관 밖 복도에서 불침번을 수행합니다. 이때, 분대장님이 복도 끝에서 항상 앉아계시는데 종종 불침번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확인하러 다니시기도 합니다. 따라서, 모퉁이 사각지대가 아닌 이상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훈련병과 조용히 이야기하는 것은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혼자서 불침번을 수행했던 격리 때보다 시간이 잘 갔던 것 같습니다.

식사

저는 첫날 쌀국수와 전식 카레비빔밥 말고는 대부분 맛있게 먹었습니다. 매번 현금 부식(핫바, 닭 가슴살 햄버그, 떡갈비, 갈떡갈떡 등등)도 괜찮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식사하기 전에 매번 도는 연병장 구보는 너무 귀찮았습니다.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날에는 솔직히 구보 때문에 결식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식당에 가기 힘든 상황 혹은 건강상 문제가 아니라면 결식을 허락하는 일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인편

인편은 입영 후 5~6일차부터 매일 매일 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종이에 인쇄된 인편을 받았습니다. 외부와 연락할 수단이 얼마 없으니 인편은 정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화

전화는 포상 전화와 별개로 기본으로 1주일에 주말 10분 1번, 평일 5분 1번 진행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게 들었던 것 처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을 줄 알고 전화번호를 적어가지 않았는데 후회했습니다. 결국, 번호를 기억하고 있던 한 명에게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문어발식으로 물어봐서 전화번호를 알아냈습니다. 따라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꼭 전화번호를 적어가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PX

저는 PX이용포상을 포함하여 총 3번 이용했습니다. PX 구매 제한은 보급으로 제공되는 빨래망에 다 들어갈 수 있는 정도로 제한되었습니다. 근데 그 이상을 사오는 훈련생도 종종 보였습니다. 저희는 제가 들었던 것(거의 매일 부식을 줘서 케리어 공간이 모자르다, 1인당 오예스 한 박스씩 준다 등등)과 달리 행군 보급을 제외하고는 과자와 같은 간식거리 지급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훈련 기간 동안 당이 부족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식 박스를 두 손 무겁게 사들고 갔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과자와 같은 간식보다는 마실 것을 더 많이 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같은 경우 커피랑 포카리 분말을 많이 샀습니다. 과자를 많이 샀던 사람들은 짐이 너무 많아 수료 전날에 다들 짬처리하느라 바빴습니다.

주말

항상 9시 취침 5시 기상이었지만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10시 취침,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7시 기상을 했습니다. 이처럼 주말에는 평소보다 1시간 더 잘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매 주말마다 katc사이트에 기재될 스케치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더불어, “클린데이”라고해서 생활관 청소 및 담당 구역 청소를 아침저녁으로 진행합니다. 이때, 모포 털기와 에어컨/공기청정기 필터 청소도 진행했습니다. 이후에는 PX를 분대별로 이용하러 가거나 전화를 수행했습니다.

종교

불교/원불교/천주교/기독교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변경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인지 종교 건물에는 가지 않았고 생활관에서 종교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종교 부식은 첫 주를 제외하고 기독교는 2번(초코파이+사이다), 천주교는 1번(오예스+콜라) 나왔습니다. 불교와 원불교는 GG…



후기

3주 훈련이 별거 있겠냐고 생각했지만 모두 새로웠던 경험이라서 생각보다 별거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재밌고 보람찬 순간도 많았으며, 티는 안 나지만 정신적으로도 미약하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종종 후기나 주위 이야기를 들으면 회사 근무보다는 나을 것이다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3주 야근을 하더라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게 더 취향(?)에 맞는 것 같습니다 ㅋㅋ… 현역 장병님들 정말로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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